인도네시아의 콩 생산, 수입 현황과 전망
미국을 비롯한 흑해 연안 국가에 오랫동안 가뭄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가뭄은 밀과 옥수수,그리고 콩 재배농장을 초토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곡물의 국제가격은 보나마나 크게 폭등하게 될 것이 예견되고 있습니다. 밀가루를 비롯하여 옥수수, 콩까지 국제 수요는 크게 늘어나는데 반해 공급은 크게 부족해 질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미 중국이 미국산 콩을 대거 수입하는 바람에 인도네시아 국내 콩 값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고 전해 지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서민들은 전통적으로 콩으로 만든 두부와 템페(Tempe)를 즐겨 먹습니다. 템페라는 것은 마치 일본 사람들이 즐겨 먹는 낫도와 비슷한 것입니다. 낫도가 콩의 발효과정에서 자란 황국균을 끓이거나 익히지 않고 그냥 먹는 것이라고 한다면 템페는 식용유에 튀기거나 삶아 먹는 것입니다. 물론 먹는 방법이나 모양새가 서로 상이하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콩을 발효시켜 먹는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콩은 사람이 두부를 만들거나 템페를 만들어 먹지만 그 찌꺼기는 소나 돼지, 혹은 닭과 같은 가축 사료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가축들에게 있어서 콩 찌꺼기는 아주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기도 합니다. 사람이나 가축에게 없어서는 안될 단백질 식품 원료의 생산과 공급에 차질이 발생한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콩 자체 생산량 통계를 보면 지난 2011년에 851,286톤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양은 전체 인도네시아 콩 소비량의 29%에 불과합니다. 그러니까 71%에 해당하는 2,087,986 톤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는 말이 됩니다. 금년엔 2,200,000톤의 콩이 소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를 분야별 구성을 보면 두부나 템페를 만드는 가내공업이 83.7%로 가장 많고 간장이나 된장 등을 만드는 식품산업에 14.7%, 종자로 1.2%, 그리고 가축사료에 0.4% 순입니다.
국제 콩 시세는 2011년 초, 즉 2월 현재 톤당 US$513/ton 로 인도네시아 국내 반입가가 Rp.6,536/kg 이었으나 2012년 7월 3째 주 현재 US$622/ton 으로 Rp.8,345/kg 으로 대폭 인상되었습니다. 대부분 인도네시아는 미국산 콩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2011년 인도네시아 콩 수입 실적을 보면 미국에서 1,847,900톤, 말레이시아에서 120,074톤, 아르젠티나에서 73,037톤, 우르구와이에서 16,825톤, 그리고 브라질에서 13,550톤입니다. 미국이나 중남미 국가에서 수입하는 것은 이해되지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말레이시아 콩을 수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미국산 콩은 중국에서 절반 이상을 수입해 갑니다. 즉 미국산 콩의 61.5%가 중국으로 가는 바람에 인도네시아가 사올 콩이 부족해 지면서 국내 콩 수급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내놓은 정부 대책이 5% 수입관세를 0%로 내려 주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주요 콩 소비자들은 수입관세를 내려봤자 콩 수입업자만 좋게 해주는 대책이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국내 소비자 콩 시세는 그대로 높게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인도네시아는 콩의 수급에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금년 예상 쌀 수입물량을 100만 톤으로 잡고 있는데 2년 전 80만 톤에 비하면 20만 톤이 증가된 숫자입니다. 하지만 작년만 해도 80만 톤이 부족해 거의 배수만큼, 즉 140만 톤을 수입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다소 정치적인 부정부패성 쌀 수입이 문제가 되고 있기는 합니다.
인도네시아는 쌀도 부족하고 옥수수도 부족한데 거기다 콩과 감자까지 상당량을 수입하고 있으니 비록 단기적 국제 식량생산 감소현상이라고는 하나 이 문제가 인도네시아의 성장발목을 잡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주요 신문들은 콩이나 밀가루, 옥수수 혹은 감자, 쌀까지 주요 권력자가 수입권을 가지고 있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즉 수입업자 카르텔을 허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농업은 단위 면적당 생산성이 크게 뒤지는 것이 문제입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농지의 소유도 도시 부자들이 차지하고 있고 농산물의 유통에서도 큰 권력자들의 카르텔로 움직이기 때문에 농촌은 날이 갈수록 피폐해지고 가난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여간 전 세계적으로 식량문제는 이제 수면위로 부상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인도네시아 토지는 식량작물의 재배보다는 팜오일 농장개발에 더 많은 면적을 할애하는 정책이 이어지고 있어서 앞으로 식량자급을 할 수 있는 희망도 희박해 지고 있습니다.
2012-07-30
자연이그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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